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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토레 부폰

겸각 2017. 9. 17. 17:55




" 같이 커피 한 잔 어때요. "



살바토레 부폰 (Salvatore Buffon)


36


184 / 조금 마름


핑거맨 / 메이드맨




단정히 빗어넘긴 머리는 검었다. 그러나 햇볕 아래 서 있을 때면 검은 머리는 거의 금발로 보였다. 짙은 눈썹 아래 푹 꺼진 눈이 느리게 감겼다. 쌍꺼풀 밑 밝은 갈색의 눈동자가 눈꺼풀에 가려졌다. 긴 속눈썹이 그늘을 만들어 냈다. 그는 나른하게 담배를 꺼내들었다. 모양 좋은 오뚝한 콧날 아래 붉은 입술이 담배를 빼어문다. 조금 도톰한 입술 새로 허연 담배 연기가 새어나왔다. 마냥 예쁘다기 보다는 왠지 눈이 가는 외모였다. 담배를 쥔 손은 의외로 투박했고 대략 그의 인생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했어야 했다고. 그는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했었다. 


 처음은 낯설지라도 그것이 계속되면 무뎌지기 마련이었다. 그는 이제 삶에 무뎌질대로 무뎌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마 아무것도 모르고 고아원에서 보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비교적으로. 그에 대한 자료는 그가 패밀리의 메이드맨, 정 조직원이 되었을 때 폐기했다. 본명이 살바토레 부폰인지 나이가 정말 서른 여섯인지 어느 고아원에 있었는지 따위는 이제 알 수 없게 되었다. 학교 같은 것은 다닌 적이 없었지만 그는 항상 책을 지니고 있었고 시간이 날 때면 독서를 했다. 매일 아침이면 신문을 읽었다. 누군가는 그가 우아한 척 고상을 떤다고 했지만 그는 별 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싸구려 티를 풀풀 내는 것 보다야.


 제법 큰 키에 비해는 조금 마른 편이었다. 피부는 흰 편이었으나 크고 작은 흉터들이 곳곳에 자리고 있었다. 마치 그의 세월의 흔적처럼. 마른 근육들이 탄탄하게 잡힌 몸은 제법 선이 예뻤다. 그는 늘 검은 정장을 입었고 반듯하게 넥타이를 맸다. 처짐 없이 바른 자세 덕분인지 그는 퍽 날카로운 사람처럼 보였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았다. 패밀리에게는 매우 다정한 사람처럼 굴었다. 마치 말 그대로 가족이라도 되는 것 마냥. 그는 그런 것이 갖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가족 혹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 같은 것들.


가족 없음

공식적인 과거이력 알 수 없음

왼손 엄지와 중지에 낀 얇은 반지


패밀리에 들어오게 된 계기 


 고아원은 그닥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자리는 한정되어 있었고 나이가 찰수록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다. 아직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 나이, 쫓겨나듯 고아원을 나섰을 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매춘부터 마약 배달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그래고 손에 쥐어지는 건 푼돈 뿐이었고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필요한 건 힘과 지식이었다. 오직 살기위해서. 그것 하나를 위해 남을 짓밟고 올라서 마피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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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