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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탁

겸각 2017. 9. 17. 17:43




" 담배 좀 사다주라. 돈 줄게. "



서문 탁


38세


185 / 마름


불법 유흥업소 회계업무 담당(탈세), 불법 도박장 관리




 남자에게 있어 윤리와 도덕은 별 의미 없는 것에 불과했다. 정해진 규칙에 몸을 구겨넣고 고개를 처박는게 우스운 꼴이라는 것을 서문 탁은 일찍이 깨달았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져야 하고 쳐다 보기도 싫은게 있다면 근처에도 못 오게 발로 까버려야지. 조잡한 숫자들이 주욱 적힌 장부를 훌훌 넘기고 손을 뻗어 테이블 어디엔가 굴러다니는 펜을 집어 퍽 단정한 글씨체로 폐기라고 적었다. 소파에 푹 파묻히듯 기대어 푸석한 얼굴을 큼지막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잔뜩 헝크러진 머리카락은 길이가 꽤 길어 슬며시 눈을 가렸지만 그것에 별 개의치 않고 고개를 흔들어버린다. 퍽 서글서글하게 생긴 외모에 의식적으로 짓는 미소는 눈가에 옅은 주름을 만들어냈다. 쌍꺼풀 없는 밋밋한 눈은 꽤 날이서 날카로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으나 성글게 웃는 얼굴에 감추어졌다.


 흔히 아파트에서 목격할 수 있는 서문 탁의 옷차림이란 구겨진 흰 셔츠에 면바지 차림이었다. 거기에 지익지익 끌고 다니는 슬리퍼까지. 거기에 외출도 잦지 않은 이였으니 날백수라고 여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나마 볼 수 있을 때는 아파트 복도에서 뻐끔 담배를 피울 때일까. 구부정한 자세로 담배를 피우다 누군가와 마주치면 살갑게 손을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안녕.

 그러다가도 가끔 한번씩 서문 탁은 마치 다른 사람인냥 깔끔하게 어두운 계열의 정장을 차려입고 검은 머리에 왁스를 발라 포마드로 넘긴, 퍽 단정한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 어디가긴, 일하러 가지. 왜. 선물이라도 사다줘?



*  전직 (부패) 공무원

- 사람이 큰 물에서 놀아야지.

- 세무사 자격증 취득 후 명목상 차린 세무사 사무실.

- 공무원과 경찰 연줄.


* 불법 유흥업소

- 마약판매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불법 업소의 총체적 회계업무 담당 (탈세)

- 겉보기에는 고급 유흥업소.

 ㄴ 불법 도박장

 - 유흥업소 측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

 - 말이 관리지,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은 따로 두고. 나는 돈이나 받고.

 - 가끔 얼굴이나 비추고.


* 심부름

- 나갔다 오는 길에 담배 좀 사다주라.

- 대가는 돈으로.

- 담배는 말보루 아이스블라스트 6미리.

- 가끔 다른 자잘한 심부름도.


* 핸드폰

- 업무용과 개인용, 두 개의 핸드폰.

- 업무용 핸드폰은 검은색 블랙베리.


* 주차장에 세워진 렉서스ES

-

해바라기 아파트2




***


서문 탁


39


185 / 마름


세무사



서문 탁에게 있어 윤리와 도덕은 별 의미 없는 것에 불과했다. 애초에 그런 것을 지키면서 사는 것 부터가 우스운 꼴이라는 것을 탁은 일찍이 깨달았다. 본디 사람이란 욕망에 충실해야 한다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져야 하고 쳐다 보기도 싫은게 있다면 근처에도 못 오게 까버려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이었던 시절부터 성실이니 청렴이니 그런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세무조사를 피하도록 해주는 것만으로도 살만했던 때였다. 박봉인 공무원 월급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승진도 별로. 그렇게 부패공무원으로 근무하길 몇 년, 서문 탁은 미련없이 국세청을 나와 세무사 사무실을 차렸다. 사실 사무실이야 명목상 얻어둔 것일 뿐으로, 제 대역으로 사람 하나 앉혀놨을 뿐이었다.

 성채로 거처를 옮기기 이전부터 탁은 외출이 잦은 이는 아니었다. 주로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작달만한 방에는 여기저기 서류가 쌓여있기 일수였다. 책상은 본연의 의무를 상실한 채 서류더미를 받치는 용도로만 쓰이고 있었다. 소파에 푹 파묻히듯 기대어 조잡한 숫자들이 주욱 적힌 장부를 훌훌 넘기고 손을 뻗어 테이블 어디엔가 굴러다니는 펜을 집어 퍽 단정한 글씨체로 폐기라고 적은 후 덮어 발치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테이블 위 다 식어빠진 복숭아차를 흘끗 바라보곤 손으로 푸석한 얼굴을 쓸어내린다.  헝크러진 머리카락은 길이가 꽤 길어 슬며시 눈을 가렸지만 그것에 별 개의치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자고로 식은 차는 마시는 게 아니었다.


 성채에서 목격할 수 있는 서문 탁의 옷차림이란 구겨진 흰 옥스포드 셔츠에 면바지 차림이었다.  거기에 외출도 잦지 않은 이였으니 날백수라고 여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나마 볼 수 있을 때는 복도에서 뻐끔 담배를 피울 때일까. 구부정한 자세로 담배를 피우다 누군가와 마주치면 퍽 살갑게 손을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그러다가도 가끔 서문 탁은 마치 다른 사람인냥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검은 머리에 왁스를 발라 포마드로 넘긴, 단정한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 어디가긴, 일하러 가지. 왜. 선물이라도 사다줘?



*  전직 (부패) 공무원.

- 퇴직 후 명목상 차린 세무사 사무실

- 공무원과 경찰 연줄


* 탈세, 관세법 위반

- 마약판매와 성매매 등이 이루어지는 불법 업소들의 회계업무 담당

- 마약 및 총기류 밀매 관련 회계처리


* 전과 없음


* 핸드폰

- 업무용과 개인용, 두 개의 핸드폰

- 업무용 핸드폰은 검은색 블랙베리


* XXX

- 다달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제법 큰 액수의 돈

- 아홉살

- 여자아이


-

저수지의 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