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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희 금
겸각
2019. 8. 29. 09:24

우희금 3000(31) 요괴 179 마름 BM
희금은 시야를 가리는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검은 머리가 쓸어올려지며 평소에 머리카락에 살며시 가려지는 눈이 드러났다. 고양이의 눈처럼 눈꼬리가 올라간 눈이 쉬이 가늘어지며 웃음을 지었다. 그에 얇은 쌍꺼풀이 도드라지고 긴 속눈썹은 엷은 그늘을 자아냈다. 곧은 콧대 아래 선홍빛의 도톰한 입술 역시 호선을 그렸다. 희금은 곧잘 웃음을 머금고 누구에게는 선뜻 호의를 보였다. 그 호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그의 주 관심사로, 똑같이 호의를 보여주어도 혹은 그 호의를 악의로 되돌려주어도 희금은 기꺼이 웃었다. 누군가는 희금이 호의를 내밀고 시험을 한다고 했지만 희금은 그저 인간이 좋을 뿐이었다.
우희금은 억수같이 비가 내리고 세상을 쪼갤 것처럼 천둥벼락이 내리치던 날, 땅에 내리 꽂히는 비와 벼락의 조각에서 태어났다. 비와 벼락에서 비롯된 만큼 희금에게서는 비 내음이 났다. 깊은 산속에서나 맡을 법한 청량한 비 냄새를 그에게서 맡을 수 있다.
01. 비와 벼락에서 비롯된 요괴로, 비를 내릴 수 있다.
02. 雨喜錦. 인간이 지어 준 이름.
잠 못 들고 뒤척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