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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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축연의 시간 2016. 2. 18. 11:10
일월의 겨울은 매서웁고 차다. 십이월보다 한결 겨울 냄새가 짙어졌다고 해야할까. 슬 해가 길어졌으나 그뿐이다. 아직은 낮보다는 밤이 더욱 길고 긴, 그러한 때이다. 삼월의 봄을 맞이하기 전까진 겨울인 셈이다. 창 밖을 내다본 여 흔은 책상의 의자에 앉아 담배를 빼어물었다. 불은 붙이지 않은 채 담배의 끝을 잘근인다. 방안은 바깥에서 바람이 부는 소리만이 들릴 뿐 고요했다. 담배를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한 담배향이 입안으로 퍼졌다. 불빛 하나 비추지 않아 어둑한 방안에 인기척이라곤 여 흔뿐이었다. 검지로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는 끊어질듯 느리고 또 일정했다. 여 흔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여전히 담배에는 불을 붙이지 않았고 방은 어두컴컴했다. 흐음. 한숨과도 같은 소리가 작게 흘러나왔다. 어머니는 누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