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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제일 싫어. "
이 평 화
19
183 / 마름
학생
까만 머리가 눈썹을 너머 슬며시 눈을 가릴듯 하면서도 가리지 않는, 애매한 길이였다. 머리카락이 자꾸 눈을 찌른다고 소년은 자주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럴 때면 반듯한 이마가 드러났고 짙은 눈썹이 오롯하게 보였다. 쌍꺼풀 없는 눈은 제법 날카로웠지만 쉽게 허물어져 서글한 인상을 주었다. 오뚝한 코 아래 입술은 붉었다. 입술을 깨무는 버릇과 건조한 날씨 탓에 입술이 자주 텄다. 흰 피부는 아무리 햇볕에 나돌아 다녀도 빨개지기만 할 뿐 검게 타거나 할 줄을 몰랐다. 소년은 그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되려 햇볕을 쬐러 돌아다니곤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탓에 안경을 써야했지만 늘상 안경을 쓰는 것도 아니었다. 들고 다니기도 귀찮다며 두고 다니기 일수였다.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을 때면 눈을 찡그리는 바람에 미간에 주름이 졌다.제법 일교차가 심해 서늘하기도 했지만 소년은 추위를 많이 타 옷은 소매가 긴 옷만을 입었다. 키가 컸지만 다부지다 하기에는 허술한 면이 있었다. 아침이면 침대에서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멀거니 누워 있어야 했다. 잠에서 깨면 시작되는 두통과 어지럼증은 이제 익숙해져버렸다. 그것들이 사그라 들 때까지 멍하니 눈만 깜빡이길 반복했다. 평소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아무런 무리가 없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끙끙 앓았다. 그마저도 뼈마디가 유난히도 도드라진 손을 접어 꾹 주먹을 쥐곤 느리게 호흡하며 달랬다.* 저혈압.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하얀 약통.* 기획부.* 왼손잡이.-
피탈의 청신